납치가 사랑으로 바뀐 가족영화 담보

예고 없이 찾아온 9살, 담보

*영화 <담보> 스포 없는 줄거리입니다.

한국 최고의 중국어 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승이(하지원)는 누군가를 찾았으니 일이 끝나는 대로 바로 오라는 전화를 받는다. 승이는 급하게 일을 끝내고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고, 이후 그녀의 어릴 적 회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1993년 인천, 채무자들 돈 받으러 다니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는 길을 걷다 채무자 '명자(김윤진)'와 그녀의 딸 승이를 발견한다. 남편이 빌려간 돈이 두 달치나 밀렸다며 당장 갚으라고 소리치지만 명자는 남편이 죽었다며 또 한 달을 미루려 한다. 이에 화가 난 두석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어린 딸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데려간다. 벌건 대낮에 납치행각이라니 종배는 무척 당황했지만 두석은 명자가 불법체류자라 신고 못할 거라며 자신만만해한다. 명자는 큰 아버지의 도움으로 돈 빌리는 데 성공하고, 다음날 돈을 상환하겠다며 두석과 약속시간까지 잡았다. 하지만 남편 회사 대표 신고로 공중전화에서 나오자마자 불법체류자로 체포된다.

 

다음날, 약속시간 3시간이 지나도록 명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엄마한테 데려다줄 테니 집을 알려달라고 한다. 승이는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고 차가 멈추자 문을 열고 도망가 버렸다. 당황한 두석과 종배는 승이를 황급히 쫓아가지만 체력 좋은 어린 승이를 결국 잡지 못한다. 승이는 엄마와 머물던 자율방법대에서 혼자 밤을 보내게 되고 엄마가 돌아오지 않자 결국 혼자서 엄마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다음날, 두석은 명자가 중국으로 추방된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되고 면회차 출입국사무소를 방문하게 된다. 명자는 승이 에게 멀리 돈 벌러 갔다고 전해달라 부탁했고, 빚도 갚아주고 아이도 데려갈 거라며 큰 아버지 최병달 연락처를 전달한다. 두석과 종배는 승이 엄마의 사정으로 아이의 입양까지 책임지게 되고, 최병달에게 아이를 넘기게 되는데 부잣집으로 간 줄 알았던 승이가 엉뚱한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예고 없이 찾아온 9살 아이에게 인생을 담보 잡힌 두석과 종배의 운명을 영화 <담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어린 승이, 아역배우 박소이

영화 <담보>에서 주목할만한 배우는 어린 승이이자 하지원 아역을 맡은 아역배우 박소이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2018년 OCN 드라마 미스트리스로 데뷔했으며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출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디션 마지막 날 300:1 경쟁률을 뚫고 담보 주인공으로 발탁되었으며, 놀라운 연기력으로 극중심을 이끌 정도로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완벽한 승이의 얼굴을 만들어낸다. 순수하게 뿜어내는 에너지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 심금을 울리는 연기까지 더해져 명품배우 성동일과 김희원의 내공에 결코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촬영 당시 2012년생으로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출중한 연기력을 지녔다며 감독을 포함해 영화를 함께한 모든 배우들이 입을 모아 극찬했다. 영화 담보 작품으로 2021년 제41회 황금촬영상에서 아역상을 받았으며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어갈 날이 더욱 기다려지는 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납치가 사랑으로 바뀌다

영화 <담보>는 하모니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JK필름 제작 영화다. 대표적인 JK필름 영화로는 해운대, 하모니, 퀵, 국제시장, 그것만이 내 세상, 히말라야, 공조시리즈가 있다. 대체로 작품성에 치중하기보다는 흥행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로 유명하듯 영화 담보 역시 언제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종류의 신파가 오는지, 결말이 어떻게 될지 뻔하게 다 보입니다. 말도 안 되는 개연성과 기가 막힌 억지 전개에 영화 보는 내내 어이가 없었던 건 사실이지만, 너무 잘 준비된 신파와 어린 승이의 높은 연기력 때문에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다. 포스터에서 느껴지듯 그것만이 내 세상, 히말라야, 국제시상 제작진이 만든 JK필름 작품이기에 기승전 신파 흐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 영화 추천하지 않는다. 가족들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로 추천하며 영화 <담보> 러닝타임은 113분, 12세 관람가, 쿠키영상은 한 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