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인생의 반격이 시작된다
*영화 <스플릿> 스포 없는 줄거리입니다.
과거 볼링 국가대표이자 볼링계의 전설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리던 '윤철종(유지태)'은 불운의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다리까지 다치게 되면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후 낮에는 가짜 석유를 판매하고, 밤에는 브로커 '희진(이정현)'과 함께 도박 볼링판에서 선수로 뛰며 생계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볼은 여성전용 볼에 최소 10년은 신은 신발을 신고 우스꽝 스러운 모습으로 볼링을 치는 천재 자폐 소년 '박영훈(이다윗)'을 만나게 된다. 철종은 엉성한 폼과 달리 훌륭한 볼링 실력을 갖은 영훈에게 호기심이 생기고 자신의 도박 볼링 파트너로 영입할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자폐 증상이 있는 영훈과 친해지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영훈을 볼링 파트너로 영입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는 철종의 조력자이자 도박판의 브로커 희진 주도 아래 도박 볼링판에 뛰어들게 된다. 이 소식을 듣게 된 '백사장(권해효)'은 억대 판돈이 걸린 중국 선수와 대결을 제안하게 되고, 과거 철종과 악연이 있던 '두꺼비(정성화)'까지 가세해 치열한 승부가 시작된다. 핀 하나에 모든 것이 바뀌는 치열한 도박 볼링 결과는 영화 <스플릿>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스플릿(Split)
볼링에서 스플릿이란, 첫 번째 투구에 쓰러지지 않은 핀이 간격을 두고 남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가운데 위치한 핀들은 다 쓰러지고 양쪽에 핀들이 간격을 두고 남아 스페어 처리가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즉, 점수 내기 가장 어려운 상태. 스플릿 뜻을 알고 보니 균열되고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인 철종의 삶을 스플릿에 비유한 것 같다. 우리는 인생을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스플릿을 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다음 볼링공을 굴리는 자세가 필요한데 대부분 그렇지 못한다. 남들이 뭐라 해도 신경 쓰지 않고 통쾌한 스트라이크 날리는 영훈의 태도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어도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 같다.
서번트 증후군
볼링 천재 영훈이 갖고 있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은 뇌손상을 입은 사람 중 극소수가 특정분야에서 일반인보다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증상을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분야란 암기, 암산, 기억 묘기, 예체능, 공간지각과 같이 다양하며 대부분 이런 능력이 한 가지에만 몰려있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굿닥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많이 알려졌으며, 선천적으로 자폐성 장애 및 지적장애 등 인지 능력 분야에서 신경 발달장애가 있거나, 사고나 질병으로 후천적 뇌손상을 입은 사람들에게서 드물게 나타난다. 영화 <레인맨> 이후 영화나 드라마에서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 소재라 일반적인 자폐증과 많이들 헷갈려하거나 흔한 증후군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발생 확률은 100분의 1 정도로 지극히 낮으며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퍼펙트게임
볼링 도박이라는 재밌는 소재에 비해 관객수 75만 명이라는 저조한 성적 때문에 기대 안 하고 본 영화인데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쉬울 정도로 재밌게 봤다. 뻔한 결말인 건 당연히 예상했지만, 섬세한 서번트 증후군을 연기한 이다윗과 주위에 있을 법한 악랄한 악인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한 정성화 덕분에 영화를 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유지태 카리스마 연기를 기대하며 본 영화였는데 의외로 눈에 띄는 배우는 이다윗과 정성화였다. 스포츠 영화의 경우 전개가 거의 비슷해서 초반에 지루하기 마련인데 빠른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 다양한 화면 전환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볼링에 흥미 없는 사람이 영화 <스플릿>을 보면 볼링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훌륭한 연출이었다. 특히 소리가 긴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정도 연출과 스토리면 정말 훌륭한 영화인데 흥행에 실패해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게 아쉬운 작품이다. 볼만한 구작영화를 찾고 있는 분들에게 이영화 강력 추천한다. 2016년 11월 9일에 개봉한 영화 <스플릿> 러닝타임은 2시간 1분이며, 15세 관람가, 평점 9.16이다. 티빙, 웨이브, 왓차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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